탐사보도 · 사례

전담 데이터팀이 세우던 관계의 지도를, 기자 2인이 노트북 한 대로 세운다

예시 · 가설 시나리오읽는 데 5분Consilience Team

이걸로 되는 일제보 스캔 4,200장을 노트북 안 폴더에 둔 채, "발주처 국장 배우자 건물을 본점 소재지로 쓰는 법인과 그 법인이 나오는 계약"을 한 줄로 묻고 등기부 원문 문장이 인용된 답을 받는다.

책상에 스캔 출력물이 네 무더기로 쌓여 있다. 제보자가 USB로 건넨 4,200장이다. 법인 등기부, 계약서, 이사회 자료, 누군가 인쇄해 둔 이메일이 섞여 있다. 기자는 A4 한 장에 볼펜으로 이름과 화살표를 그리는 중이다. '㈜한빛개발 — 감사 박○○ — ㈜세명이엔지 대표 박○○?' 물음표가 붙은 이유는, 세 장 앞 등기부에서 본 이름이 같은 사람인지 동명이인인지 확인하려면 그 무더기를 다시 뒤져야 하기 때문이다. 데스크가 준 시간은 6주고, 지금은 2주차다.

지역 언론사 탐사보도팀 기자 2인이다. 가진 것은 제보 문서 스캔 4,200장, 발주처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은 공개 입찰 공고 260건, 노트북 두 대다. 데이터팀도 서버도 없고, 제보 문서는 취재원 보호 때문에 외부 서비스에 업로드할 수 없다. 이 글은 그 자료를 Consilience 워크스페이스에 넣고 무엇을 묻는지, 답이 어떤 모양으로 돌아오는지를 보여준다. 실제 고객 사례가 아니라 가정해 본 가상 시나리오다.

책상 위에 쌓인 것

결정적 문장이 한 문서에 적혀 있지 않다. A 법인의 감사와 B 법인 대표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은 등기부 두 건에 나뉘어 있고, B의 본점 소재지가 발주처 국장 배우자 소유 건물이라는 사실은 계약서 무더기의 다른 자리에 있다. 세 문서를 합쳐야 기사 한 줄이 나온다.

  • 제보 문서 스캔 4,200장. 법인 등기부 등본 180건, 계약서 340건, 이사회 자료, 이메일 인쇄본이 섞여 있고 정렬 순서는 없다.
  • 발주처 공개 입찰 공고 260건. 홈페이지에서 받은 PDF로, 낙찰 법인명과 금액이 적혀 있다.
  • 같은 법인의 표기가 문서마다 다르다. '㈜한빛개발', '한빛개발(주)', '한빛 개발', 계약서 서명란에 '한빛'만 적힌 것도 있다.
  • 등기 임원란에 이름이 반복 등장하는 사람 40여 명. 동명이인 여부는 생년월일 뒷자리로만 갈린다.
  • 기자 2인이 2주간 손으로 적은 메모. A4 관계도 6장과 각자의 노트.

지금은 이렇게 한다

현재 작업은 스프레드시트로 한다. 한 명이 등기부 180건을 넘기며 법인명·본점 소재지·임원 이름을 옮겨 적고, 다른 한 명이 입찰 공고 260건에서 낙찰 법인을 뽑아 시트를 하나 더 만든다. 그다음 두 시트를 법인명으로 맞춰 본다. 표기가 어긋난 행은 맞춰지지 않으므로, 걸리지 않은 것이 연결이 없어서인지 표기가 달라서인지 구분되지 않는다.

두 번째 문제는 다시 찾기다. '이 주소 어디서 봤는데'가 떠올라도 4,200장 중 몇 번째 장이었는지는 무더기를 다시 뒤져야 나온다. 2주차까지 확인한 관계는 A4 6장에 있고, 그중 물음표가 붙은 것은 확인하려면 같은 뒤지기를 반복해야 한다.

참고할 선례는 있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는 파나마 페이퍼스 취재에서 문서 1,150만 건을 그래프 데이터베이스에 올리고, 80여 개국 기자들이 그 위에서 이름과 주소를 따라가게 했다. 다만 그건 전담 데이터팀과 서버가 있을 때의 방식이다. 여기엔 기자 2인과 노트북 두 대가 있고, 제보 문서는 외부 서비스에 업로드할 수 없다.

이 자료를 이렇게 넣는다

준비는 반나절이면 끝난다. 폴더를 통째로 넣고, 추출이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핵심 질문 하나로 케이스를 연다.

스캔 4,200장에서 케이스까지

  1. 스캔 폴더를 워크스페이스에 넣는다

    4,200장이 든 폴더를 워크스페이스 폴더로 옮긴다. 미리 분류하지 않는다. 손대지 않은 문서가 쌓이면 활동 센터가 "이 워크스페이스를 지식그래프로 만들까요?" 카드로 일괄 추출을 제안하고, 추출이 문서마다 사람·법인·주소를 엔티티로 세운다. 스캔 원본 파일은 그대로 남는다.

  2. 공개 자료는 폴더를 나눈다

    입찰 공고 260건은 제보 문서와 다른 폴더에 넣는다. 출처를 기사에 밝힐 수 있는 자료와 그럴 수 없는 자료를 파일 위치로 갈라 두면 원고를 쓸 때 인용 판단이 빨라진다. 발주처와 법인의 공개 배경은 /research(⌘⇧R)로 따로 모을 수 있고, 이렇게 모인 문서도 노트처럼 추출된다.

  3. 구축이 끝난 뒤에 묻는다

    4,200장 추출은 오래 걸린다. 도는 중에 채팅을 보내면 "지식 그래프 구축 중" 대화상자가 진행 상황과 함께 뜬다. "추출 완료 후 자동 전송"을 고른다. 등기부 절반만 들어간 상태의 답은 이 취재에서 특히 위험하다. 연결이 없는 법인과 아직 안 읽은 법인이 같은 모양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4. 핵심 질문 하나로 케이스를 연다

    "새 채팅"(⌘⇧C)에서 @멘션으로 넓게 물어본 뒤, 사이드바 세션 목록에서 그 채팅을 우클릭 → "케이스로 고정…". 토스트가 고정된 엔티티 개수를 알려 준다. "이 케이스는 무엇에 관한 것인가요?" 칸에는 취재의 질문을 그대로 적는다. "발주처 국장 배우자 소유 건물을 본점 소재지로 쓰는 법인이 이 발주처 입찰을 따냈나?"

  5. 같은 법인인지 등기부를 보고 확인한다

    '㈜한빛개발'과 '한빛개발(주)'가 한 엔티티로 잡혔는지는 엔티티 페이지에서 확인한다. 연결 칩에 마우스를 올리면 그 사실이 어느 노트 어느 문장에서 나왔는지 보이므로, 등기부의 본점 소재지 줄을 직접 읽고 판단한다. 틀린 연결은 "이 연결이 틀렸어요"로 지우면 재추출로도 되살아나지 않는다. 확인된 이웃은 그 페이지의 "케이스에 추가"로 케이스에 넣는다.

이렇게 묻는다

"새 채팅"(⌘⇧C)에 실제로 타이핑하는 질문과 돌아오는 답의 모양
"@박○○ 국장 배우자 명의 건물을 본점 소재지로 쓰는 법인 있나?
 있으면 그 법인이 나오는 계약도 같이 보여줘"
→ 법인과 계약이 표로 온다. 각 행에 [[한빛개발]] 같은 참조가 붙고,
  그 사실을 말한 문장이 어느 노트의 어느 문장인지와 함께 인용된다.
  아래에는 미니 그래프 "내 노트에서 찾은 곳"이 그려진다.

"@박○○에서 @한빛개발까지 연결되는 경로가 있나?"
→ 경로가 구간별로 나온다(배우자 소유 건물 → 본점 소재지 → 한빛개발).
  구간마다 그 연결을 말한 원문 문장이 붙으므로,
  기자는 칩에 마우스를 올려 등기부 문장을 읽고 구간을 하나씩 검증한다.

"이 법인들이 낙찰받은 공고를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각 법인 설립일도 같이 적어줘"
→ 공고가 날짜순 표로 오고 설립일 열이 붙는다.
  공고일과 설립일 간격이 수상한지는 기자가 표를 보고 판단한다.

이 질문들이 성립하는 이유는 추출이 4,200장에서 사람·법인·주소를 엔티티로 세우고 그 사이 관계를 지식그래프(개념들을 점과 선으로 연결한 지도)로 이어 두기 때문이다. '주소를 공유하는 법인'은 같은 주소 엔티티를 함께 가리키는 법인들이므로, 서류를 순서대로 넘기지 않아도 질문 하나로 걸린다. 결론과 기사 문장은 기자가 쓴다.

무엇이 달라지나

예전지금
등기부 180건을 넘기며 법인명·본점 소재지·임원을 스프레드시트에 손으로 옮긴다폴더를 워크스페이스에 넣고 "이 워크스페이스를 지식그래프로 만들까요?" 카드를 누르면 추출이 사람·법인·주소를 엔티티로 세운다
'㈜한빛개발'과 '한빛개발(주)'이 다른 행으로 남아 같은 법인인지 알 수 없다엔티티 페이지에서 연결과 원문 문장을 보고 판단하고, 틀린 연결은 "이 연결이 틀렸어요"로 지운다
'이 주소 어디서 봤더라'를 확인하려고 4,200장을 다시 뒤진다연결 칩에 마우스를 올리면 그 사실이 나온 노트와 문장이 그대로 보인다
제보 문서를 외부 서비스에 올릴 수 없어 도구 도입 자체를 접는다워크스페이스는 노트북 안의 폴더다. 스캔 4,200장은 그 폴더에 그대로 있고, 공유 서비스에 업로드할 일은 없다
2주 뒤 다시 열면 어디까지 확인했는지가 각자의 A4 메모에만 있다채팅을 "케이스로 고정…"해 두면 다시 열 때 "지난 방문 이후 고정 엔티티 N개에 새 증거:" 스트립이 따라잡을 것을 짚어 준다

기자 2인의 손작업 중에서 사라지는 것은 옮겨 적기와 다시 뒤지기다. 어느 법인이 수상한지 판단하고, 등기부 원문을 읽어 확인하고, 기사를 쓰는 일은 그대로 기자 몫이다.

전담 데이터팀이 세우던 관계의 지도를, 기자 2인이 노트북 한 대로 세운다 · Consilience